
"입주가 3개월만 밀리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분양 현장에서 가장 널리 퍼진 말입니다. 저는 오래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판결문을 하나씩 열어보니, 3개월이 되는 그 시점에 이미 들어가 살 수 있는 상태였다면 해제 사유 자체가 생기지 않는다고 본 대법원 판결이 있었습니다. 반대로 10%를 다 인정하지 않고 절반으로 깎은 판결도 있었습니다.
어제 글에서 지체상금은 하루하루 쌓이는 돈이라고 정리했습니다. 오늘 다루는 것은 금액 단위가 완전히 다른 쪽입니다. 6억 원 계약이면 위약금만 6,000만 원이고 여기에 이미 낸 돈 전액과 이자가 따라옵니다. 보금자리 Lab에서 표준계약서 원문과 판결문 다섯 건을 함께 놓고, 이 돈이 실제로 어떤 조건에서 열리는지 정리했습니다.
3개월이 되는 그 시점, 이미 입주할 수 있었다면 해제 사유가 없습니다
3개월은 출발선이지 도착선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입주예정일로부터 3개월이 되는 그 시점에 이미 들어가서 살 수 있는 상태로 집이 제공됐다면, 계약을 해제할 사유 자체가 생기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대법원 2013. 10. 17. 선고 2013다 14972 판결(다른 3건과 함께 심리된 사건, 목적물은 아파트)이 이 원칙을 세웠습니다. 계약서에는 입주예정일이 2010년 12월로 적혀 있었고, 실제 입주는 그보다 늦어졌습니다.
여기서 약정해제권은 법이 직접 주는 것이 아니라 계약서에 적어둬서 생기는 해제 권리이고, 이행제공은 줄 준비를 다 끝내고 상대방에게 내민 상태를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사용검사를 마쳐 실제로 들어가 살 수 있게 된 점이 이행제공으로 인정됐습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 수분양자들이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하여 사용할 수 있는 객관적인 상태를 갖추고 수분양자들에게 이행제공을 한 이상, 이 사건 분양계약에서 정한 약정해제 사유가 충족되지 아니하였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 대법원 2013. 10. 17. 선고 2013다 14972 판결 (아파트)
본인 계약서의 해제 조항 문구가 이 사건과 같은지도 확인해 두셔야 합니다. 표준계약서는 "3월을 초과하여 입주가 지연된 경우"라고 적지만, 이 사건 계약서는 "3개월 이내에 입주할 수 없게 되는 경우"로 표현이 조금 다릅니다.
그러면 3개월은 어떻게 셀까요. 실제 판결문에 날짜가 남아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5. 22. 선고 2018 가합 543418 판결(부산 사하구 아파트, 1심)은 입주예정일을 2018년 2월 28일로 보고, 해제권이 생기는 기준시점을 2018년 6월 1일로 적었습니다.
첫날은 세지 않으므로 3월 1일부터 세고, 석 달이 꽉 차는 5월 31일이 지나야 "3개월 초과"가 됩니다. 그다음 날이 기준시점입니다. 본인 계약서의 입주예정일을 넣어 그대로 따라 세시면 됩니다.

내 계약서 제2조와 제3조에 그 조항이 있습니까
해제권과 위약금 10%는 법이 주는 것이 아니라 계약서가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확인할 곳은 검색창이 아니라 본인 분양계약서 제2조와 제3조입니다.
기준이 되는 것은 공정거래위원회 아파트표준공급계약서(표준약관 제10001호, 2023년 12월 6일 개정)입니다. 2026년 8월 현재 확인되는 마지막 개정이 이 날짜입니다. 조문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제2조(계약의 해제) ③ "을"은 "갑"의 귀책사유로 인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본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1. 입주예정일로부터 3월을 초과하여 입주가 지연된 경우 (이하 생략)
제3조(위약금) ② 제2조 제3항에 해당하는 사유로 이 계약이 해제된 때에는 "갑"은 "을"에게 공급대금 총액의 10%를 위약금으로 지급한다.
제3조 ③ …"갑"은 "을"이 이미 납부한 대금에 대하여는 각각 그 받은 날로부터 반환일까지 연리 ( )%에 해당하는 이자를 가산하여 "을"에게 환급한다.
참고로 제2조 제3항에는 3개월 초과 지연 말고도 해제 사유가 몇 가지 더 있습니다. 그중 3호는 분양광고 등으로 계약 내용이 된 사항과 실제 시공건축물의 차이가 현저해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입주가 3개월을 못 채워 밀렸더라도, 이런 다른 사유가 있다면 그 문으로도 해제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갑"은 사업주체, 즉 분양하는 쪽입니다. 시행사이거나 재건축·재개발이면 조합이고, 신탁 방식이면 신탁회사가 매도인으로 적히기도 합니다. "을"이 계약자입니다. 위약금은 약속을 어겼을 때 물어주기로 미리 정해둔 돈입니다.
정리하면 세 덩어리를 받는 구조입니다. ① 공급대금 총액의 10% 위약금, ② 이미 낸 돈 전액, ③ 그 돈에 붙는 가산이자입니다. 6억 원 계약이면 위약금만 6,000만 원입니다.
그런데 ③의 이율은 괄호가 비어 있습니다. 표준계약서 자체가 빈칸이고 숫자는 계약마다 채워 넣습니다. 실제로 채워진 숫자 하나가 판결문에 남아 있는데, 대법원 2013. 4. 26. 선고 2011다 50509 사건(아파트)의 계약서에는 연 3%로 적혀 있었습니다. 그 사건의 약정일 뿐 표준 수치는 아닙니다.
감을 잡기 위해 그 숫자를 넣어보면, 4억 2,000만 원을 1년쯤 맡겨둔 셈으로 단순 계산할 때 약 1,260만 원입니다(예시입니다. 실제로는 돈을 낸 날짜마다 기간이 달라 이보다 복잡합니다).
표준약관은 강제 법령이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용을 권장하는 양식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19조의 3 제5항이 "사용할 것을 권장할 수 있다"라고 정합니다. "표준약관에 이렇게 돼 있다"가 "내 계약서에도 이렇게 돼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면 내 계약서에 그 조항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할까요. 같은 법 제19조의 3에 실마리가 있습니다. 사업자가 표준약관과 다르게 정했다면 그 다른 내용을 고객이 알기 쉽게 표시해야 하고, 계약서 표지에 표준약관 표시를 달아놓고도 실제로는 고객에게 더 불리하게 썼다면 그 불리한 부분은 무효가 됩니다. 계약서에 해제·위약금 조항이 안 보인다면, 어떻게 다르게 정했는지 표시가 돼 있는지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에 더해 같은 법 제9조는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계약 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 청구권을 부당하게 포기시키거나 사업자의 원상회복·손해배상 의무를 부당하게 깎는 조항을 무효로 정하고 있습니다. 다투어볼 수 있는 영역이라는 뜻이고, 판단은 법원이 합니다.
계약서는 양쪽에 똑같은 3개월과 똑같은 10%를 걸어놨습니다
계약자가 늦었을 때와 사업주체가 늦었을 때의 조항이 거울처럼 대칭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자기 쪽 시계만 봅니다.
아래는 공급대금 6억 원, 입주예정일까지 낸 돈 4억 2,000만 원(납부율 70%), 남은 잔금 1억 8,000만 원, 연체이자율 연 7.5%를 가정한 예시입니다. 확정 금액이 아니라 구조를 보여주기 위한 숫자입니다.
표를 한 문장으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계약서는 계약자와 사업주체에게 똑같이 3개월을 주고 똑같이 10%를 걸어놨습니다. 잔금을 석 달 넘게 못 내면 계약자가 10%를 잃고, 입주가 석 달 넘게 밀리면 사업주체가 10%를 물어냅니다.
연 7.5%는 2026년 6월에 계약했다고 가정했을 때 나오는 구조값입니다. 표준계약서는 계약 체결 당시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금은행 가중평균 여신금리에 연체가산이자율을 더해 요율을 정하도록 합니다. 이 요율이 체결 시점 금리로 완전히 고정되지는 않습니다. 연 2% 이상 오르거나 내리면 그때부터 바뀐 요율을 적용하고, 사업주체가 올리려면 미리 통지해야 합니다. 정확한 숫자는 계약서 「할인료, 연체료 및 지체보상금」 조 제2항의 빈칸에 인쇄돼 있습니다.
참고로 잔금 연체료는 입주지정기간이 끝난 다음 날부터 붙고 그 기간 안에는 연체료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니, 두 기간을 겹쳐 계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지체상금으로 위약금 10%를 따라잡으려면, 계약 규모와 상관없이 2년 가까이 걸립니다
지체상금이 위약금 10%만큼 쌓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분양가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6억짜리든 10억짜리든 똑같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위약금은 공급대금의 10%라 분양가에 비례하고, 지체상금도 이미 낸 돈에 붙으니 역시 분양가에 비례합니다. 양쪽이 같은 비율로 커지기 때문에 분양가가 계산에서 서로 지워집니다. 남는 것은 얼마나 냈느냐, 즉 납부율뿐입니다.
※ 연 7.5%를 가정한 예시입니다. 요율이 다르면 일수도 달라집니다. (6억 계약과 10억 계약에 각각 대입해도 위약금·지체상금이 같은 비율로 늘어나 결과는 똑같이 약 695일이 나옵니다.)
3개월이 되는 시점으로 좁혀보면 차이가 더 선명합니다. 90일 지연이면 지체상금은 앞의 예시에서 약 777만 원인데, 해제 위약금은 6,000만 원입니다. 약 7.7배입니다. 어제 글에서 "금액 단위가 다른 선택지"라고 적었던 것이 이 숫자입니다. 다만 여기서 "그러니 해제가 유리하다"로 넘어가면 안 됩니다. 뒤에서 볼 감액과 회수 문제가 바로 이어집니다.
10%가 그대로 나온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계약서에 10%라고 적혀 있는 것과, 법원이 10%를 다 인정해 주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원칙은 유효하다는 쪽입니다. 대법원 2013. 4. 26. 선고 2011다 50509 판결(아파트)에서 사업주체는 "10%는 지나치게 많으니 깎아야 한다"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전체 매매대금의 10% 상당을 손해배상의 예정액으로 정하는 것은 일반적인 거래관행"이라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이 사건의 해제 사유도 사업주체의 자금난에 따른 공사 지연으로 입주예정일부터 3개월 이내에 입주할 수 없게 된 경우였습니다.
여기서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손해가 얼마인지 나중에 따지지 말고 미리 금액을 정해두자는 약속입니다. 계약자가 손해를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장점인데, 대신 민법에는 그 예정액이 지나치게 많으면 법원이 적당히 깎을 수 있다는 조항이 함께 있습니다.
실제로 깎은 판결이 있습니다. 앞에서 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가합 543418 판결(부산 사하구 아파트, 1심)은 위약금을 절반으로 감액했고, 이유는 세 가지였습니다.
- 해제권이 생기는 기준시점(2018년 6월 1일)으로부터 약 48일 뒤인 2018년 7월 18일에 사용승인이 났다는 점
- 2018년 5월경까지 공사가 상당 부분 완료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
- 함께 소송을 냈던 다른 수분양자 일부는 시행사로부터 합의금 360만 원을 받기로 하고 소를 취하했다는 점
두 판결의 무게를 같게 놓으면 안 됩니다. 감액을 물리친 쪽은 대법원이고, 절반으로 깎은 쪽은 1심 판결 한 건입니다. "법원마다 다르다"거나 "보통 절반으로 깎인다"라고 옮기면 사실과 멀어집니다. 정확히는, 원칙은 10%가 유효하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이고(2011다 50509), 지연 기간이 짧고 공사가 거의 끝나 있던 사정에서 절반으로 깎은 1심 판결이 있습니다(2018 가합 543418).
6억 원 계약이면 6,000만 원이 3,000만 원이 되는 차이입니다. 그래도 90일 치 지체상금(앞의 예시에서 약 777만 원)의 약 3.9배이니 여전히 큰 금액이지만, 계산기 숫자를 그대로 기대하고 움직이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참고로 이 판결에 나오는 지연손해금 연 15%는 그 시점 기준입니다. 소송촉진법상 이율은 2019년 6월 1일부터 연 12%로 낮아졌습니다.
시계는 최초 입주예정일에 걸려 있고, 서명 전에 읽어야 할 서류가 있습니다
새 입주일을 통보받았다고 3개월을 세는 출발점이 그날로 옮겨가지는 않습니다.
분양계약서에는 대개 입주예정일 옆에 이런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공정에 따라 다소 변경될 경우 추후 개별통보키로 함)". 이 문구를 보고 "우리 시행사가 빠져나갈 구멍을 넣었구나" 하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표준계약서 표지에 원래 인쇄돼 있는 문구입니다.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
법원은 이 문구를 넓게 읽지 않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2. 5. 12. 선고 2021나 2000945 판결(울산 아파트, 항소심. 대법원 2022. 9. 16. 선고 2022다 245686으로 확정)은 지체상금 조항을 두고 "문리적 해석의 범위를 넘어 확장하여 해석하기 어렵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조항을 무효로 만든 것이 아니라 해석 범위를 좁힌 것입니다. (판결문: CaseNote)
제도 쪽도 같습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60조의 2는 사업주체가 실제 입주 가능일을 미리 통보하도록 정합니다. 이는 새 날짜를 알려주라는 절차일 뿐이고, 언제부터 사업주체의 빚이 쌓이는지는 최초 입주예정일이 정합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다만 통보를 받는 것과 거기에 서명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어제 글에서는 지체상금 청구권을 포기시키는 문구를 조심하라고 말씀드렸는데, 오늘은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문구를 봐야 합니다. 서류 제목을 믿지 마십시오. 「입주예정일 변경 확인서」처럼 부담 없어 보이는 제목이라도 본문에는 해제권 자체에 관한 문장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서명하기 전에 본문에서 아래 표현이 있는지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서명 전에 찾아볼 문장
- 계약 해제권 또는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을 청구하지 않는다
-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한다
- 이와 관련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 변경된 입주예정일을 분양계약상 입주예정일로 본다
- 기존 분양계약과 충돌하면 이 합의서를 우선한다
특히 다섯 번째 문장은 날짜만 바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변경된 입주예정일이 무엇의 기준이 되는지까지 읽어봐야 합니다. 계약서 곳곳에서 "입주예정일"이라는 말이 기준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받았을 때 기본적으로 할 일 — 현장에서 바로 서명하지 않고, 사본을 받고, 동의하지 않는다면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그 뜻을 전하는 것 — 은 어제 글에서 정리한 순서와 같습니다. 오늘 하나 더 챙길 것은 민법 제552조입니다. 해제권 행사 기간을 정하지 않았을 때 상대방이 "해제할 것인지 답하라"라고 요구할 수 있고, 그 기간 안에 해제 통지를 하지 않으면 해제권이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회신을 요구하는 문서를 단순 안내로 넘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해제 의사표시는 실무에서 내용증명우편으로 하며, 앞의 부산 사하구 사건에서도 원고들은 내용증명우편을 보내 도달시키는 방식으로 해제했습니다(2018 가합 543418, 1심).
해제하지 말아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계약 해제는 되돌릴 수 없고, 무엇보다 그 집을 포기하는 선택입니다. 위약금 6,000만 원은 큰돈이지만 집값과 비교할 금액은 아닙니다.
판단 기준은 단순합니다. 지금 시세가 분양가보다 높다면 위약금을 받고 나가는 것보다 집을 갖는 편이 나을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시세가 분양가보다 낮고 그 단지에 다 지어놓고도 안 팔린 집이 쌓이고 있다면, 해제가 실질적인 탈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시장 상황도 함께 봐야 합니다. 국토교통부 2026년 6월 주택통계를 보면 2026년 6월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이 29,786 가구입니다. 다 지어놓고도 주인을 못 찾은 집이 3만 가구에 가깝습니다. 같은 통계에서 상반기 착공은 14.4% 늘었는데 준공은 49.5% 줄었습니다. 입주 지연 자체가 당분간 줄어들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해제하지 않기로 했다면 그 선택도 손해는 아닙니다. 해제권은 발생하는 것이지 자동으로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서, 행사하지 않으면 계약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대신 어제 글에서 정리한 지체상금이 하루하루 쌓입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그 지체상금이 오늘 이야기한 위약금 10% 수준까지 오르는 데는 계약 규모와 상관없이 1년 반에서 3년 가까이 걸립니다. 당장 큰돈이 오가지 않는다고 손해가 없는 것은 아니니, 지체상금 계산과 잔금 정산서 확인은 그 글에서 다룬 방식대로 계속 챙기셔야 합니다.
해제가 인정되는 것과 돈을 받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가장 자주 빠지는 함정이 여기입니다. 해제할 권리가 있다는 것과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것은 별개입니다.

먼저 분양보증입니다. 사업주체가 무너졌을 때를 대비한 장치인데, 「주택도시기금법 시행령」이 정한 내용은 두 가지뿐입니다. 공사를 마쳐 집을 주거나(분양이행), 낸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주거나(환급이행). 계약 해제로 받는 위약금 10%는 이 두 가지 어디에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환급이행에는 공사 진행률이 80%에 못 미치고 입주예정자의 3분의 2 이상이 환급을 원할 것이라는 조건이 붙습니다. 그런데 입주가 밀려 해제를 고민할 정도면 대개 공사가 마무리 단계입니다(앞의 부산 사하구 사건도 5월경 이미 상당 부분 완료). 그런 단지는 애초에 환급이행 대상이 아닙니다. 결국 위약금은 사업주체에게 청구하는 돈이고, 사업주체가 무너지면 회수는 별개의 싸움이 됩니다.
두 번째는 계약서에 매도인으로 누가 적혀 있는지입니다. 신탁 방식이면 매도인 자리에 신탁회사가 들어갑니다. 실제 입주자모집공고문에는 분양계약의 해제·해지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채무와 입주지연 지체상금을 포함해 매도인으로서의 책임을 위탁자(시행사)가 부담하고, 신탁회사는 신탁재산과 신탁계약의 업무범위 안에서만 책임진다는 특약이 실려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의 부산 사하구 사건도 매도인이 신탁회사였고 시행사는 따로 있었습니다(2018 가합 543418, 1심).
이 특약이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이 2026년 4월 상고를 기각해 확정한 사건에서는 신탁회사의 책임한정특약이 약관법상 설명해야 할 중요한 내용인데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보아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사건의 목적물은 아파트가 아니라 서울 금천구의 지식산업센터 상가입니다. 아파트에도 같은 형태의 특약이 쓰인다는 각도로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는 중도금대출입니다. 해제하면 낸 돈이 그대로 통장에 들어오는 그림을 떠올리기 쉽지만, 중도금대출이 실행돼 있으면 그 돈은 먼저 대출을 정리하는 데 쓰입니다. 계약이 해제될 경우 받을 반환금을 미리 은행에 넘겨두는 형태가 일반적이라,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주는지가 계약서와 대출약정에 따라 갈립니다. 대출 취급 은행과 계약서를 함께 놓고 확인하셔야 합니다.
마지막은 금액 기준입니다. 위약금은 "공급대금 총액"의 10%인데, 발코니 확장비와 유상옵션이 여기 들어가는지는 계약서 정의를 봐야 합니다. 세금은 대체로 문제가 덜합니다. 입주 전에 해제하면 잔금을 내지 않은 상태라 취득세를 낸 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미 잔금을 내고 등기까지 갔다면 세무 상담이 필요합니다.
아파트는 이미 갖고 있고, 오피스텔은 지금 따라오는 중입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한 3개월 해제권은 아파트 이야기입니다. 오피스텔·생활숙박시설·지식산업센터는 근거 법이 다릅니다.
비아파트는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과 그 시행령을 따르는데, 여기에는 아파트 같은 표준계약서가 없습니다. 그래서 국토교통부가 시행령에 해약 사유를 직접 넣는 개정을 추진하고 있고, 넣으려는 사유 네 가지 중 첫 번째가 3개월 이상 입주 지연입니다.
다만 이 개정안은 2026년 8월 현재 아직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2026년 4월 입법예고에 이어 6월 22일부터 8월 3일까지 다시 입법예고를 거쳤습니다. 평가도 갈립니다. 국토부는 기준을 명확히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해제할 수 있는 경우를 좁히는 내용이 들어 있어 오히려 해약 문턱이 높아진다는 반발도 있고 재입법예고에는 사흘 만에 900건이 넘는 의견이 몰렸습니다. (출처: 비즈니스포스트)
참고로 같은 법 시행령이 2026년 4월에 한 차례 개정·시행된 것이 따로 있는데, 그것은 해약 사유가 들어 있지 않은 별개의 개정입니다. 섞어서 "이미 시행됐다"라고 이해하면 안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이 자동으로 해제되나요?
A. 아닙니다. 해제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길 뿐이고 행사해야 효력이 생깁니다. 게다가 그 시점에 이미 입주 가능한 상태로 제공됐다면 권리 자체가 생기지 않는다고 본 대법원 판결이 있습니다(2013다 14972).
Q. 분양상담실에 말로 해제하겠다고 하면 되나요?
A. 계약 상대방이 누구인지부터 계약서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실무에서는 내용증명우편을 씁니다. 표준계약서 제2조 제3항 자체에는 별도의 최고 절차가 없지만, 본인 계약서에 다른 절차가 붙어 있는지는 확인해야 합니다.
Q. 입주일 변경 동의서에 이미 서명했으면 끝인가요?
A. 서명했다고 곧바로 권리가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문서에 어떤 문구가 들어 있었는지에 따라 달라지므로, 사본을 확보해 변호사 상담을 받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위약금 10%의 기준 금액에 발코니 확장비도 들어가나요?
A. 계약서가 "공급대금 총액"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참고로 서울고등법원 2021나 2000945 판결(항소심, 대법원 2022다 245686 확정)은 지체상금을 계산할 때 "이미 납부한 대금"에 발코니 확장대금과 옵션대금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위약금 자체를 다룬 판례는 아니지만, 같은 방식으로 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약서 정의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Q. 해제권은 언제까지 행사할 수 있나요?
A. 기한을 못 박은 판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민법 제552조는 상대방이 회신을 요구했는데 그 기간 안에 해제 통지를 하지 않으면 해제권이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미루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Q. 해제하면 청약 당첨 이력이나 재당첨 제한에 영향이 있나요?
A. 이 부분은 이 글의 리서치 범위 밖이며 확인이 더 필요합니다. 개별 사안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정리하며
3개월이라는 숫자 하나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확인할 것은 여섯 가지이고, 순서대로 짚으면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① 지연 원인이 사업주체 쪽에 있는가
② 3개월이 되는 시점에 입주할 수 있는 상태가 제공되지 않았는가
③ 계약서 제2조·제3조에 해제와 위약금 조항이 실제로 있는가
④ 해제권을 행사할 것인가, 회신 요구 문서를 받지는 않았는가
⑤ 위약금이 감액될 만한 사정(짧은 지연, 공사 마무리 단계)이 있는가
⑥ 사업주체가 실제로 지급할 수 있는 상태인가
오늘 바로 하실 일은 두 가지입니다. 분양계약서를 펴서 제2조와 제3조, 그리고 「할인료, 연체료 및 지체보상금」 조의 빈칸 숫자를 확인하십시오. 그리고 최초 입주예정일이 적힌 서류를 따로 보관하십시오. 계약 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이라, 실제로 진행하기 전에는 반드시 변호사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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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금대출 예상보다 적게 나올 때 선택지 6가지
- 청약 당첨 그 후 — 중도금·이자후불제·입주까지 필요한 현금
※ 이 글은 판결문과 표준계약서를 직접 확인해 정리한 개인적인 분석과 의견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문의 금액은 계산 구조를 보여주기 위한 예시이고 실제 이율·기준금액·해제 요건은 개별 분양계약서가 우선합니다. 계약 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이므로 실제 진행 전에는 반드시 변호사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본 내용은 2026년 8월 기준이며 법령·표준약관은 변경될 수 있으니, 결정 전 국가법령정보센터와 본인의 분양계약서에서 최신 내용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